RIP Mick Karn

lyric 2011. 2. 14. 11:40

Andonis Michaelides (1958.7.24. – 2011.1.4.)

한달 넘게 지나서야 알았다.




I'll find myself a quiet place that no-one's ever seen
A blazing sun will shine upon the road ahead of me

Why take me now there's nothing more
Just hold me close and say goodbye
There'll be tomorrow's given time





JAPAN - Sons of Pioneers (live)



Mick Karn Feat. David Sylvian - Buoy



Masami Tsuchiya Feat. Mick Karn - Sea Monster 



Masami Tsuchiya Feat. Mick Karn - Rice Music 



Jansen Barbieri Karn - Sleepers Awak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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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2

etc. 2010. 8. 22. 08:16


이곳에서 여행을 하기란 참 쉽다. - 적어도 내게는.
일단 카우치서핑 사이트에 가서 목적지로 검색 후 메일을 여남은 통 쓴다.
그러면 적어도 한두명은 긍정적 답을 주게 마련이다.
다음엔 미트파렌 사이트에 가서 출발일로 검색 후 문자나 전화를 몇 번 돌린다.
그러면 적어도 한명은 자리가 있다고 답하게 마련이다.
전날밤 가방에 대충 이것저것 챙겨넣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끗

이곳에서의 나날이 이제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부터 2박3일은 또 출타할 예정이니 사실상 하루밖에 안 남았다고 봐야겠다.
괜히 아쉬운 마음에 어제는 포츠담과 알트 쾨페닉까지 찍어주고
오늘은 빈터펠트플라츠 거리시장에 마지막 인사를 고하러 갔다. 다행히 어제부터 날씨도 끝내줬다.
포츠담은 왠지 고루할 거 같아서 여직 안 가고 있다가
그래도 베를린 6개월 체류하면서 상수시 한번 안 들르는 건 조금, 싶어서 걸음을 했는데
이런, 예상보다 좋네. 샬로텐부르크보다 훨씬 나은 듯.
녹지 사이로 건축물들이 적절하게 들어서 있어, 비싼 돈 내고 실내 구경하는 대신 산책만 해도 충분히 좋다.
나 역시 오랑제리 등은 건너뛰고 화랑만 둘러봤는데, 궁정 컬렉션이 흔히 그렇듯 대부분
하품나는 주제와 고루한 기법들이었지만, 카라바조의 <의심하는 도마>가 그 사이에 끼어 있어 깜짝.
17세기의 장엄추와 19세기의 부르주아스러움, 이렇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샬로텐부르크 성과 달리
베르사유를 본따서 지어진 곳이다보니, 시각적 쾌감의 극치에 가까운 18세기 조각도 잔뜩 볼 수 있었다.
알트 쾨페닉은...전혀 베를린 같지 않았다! (칭찬이다)
만약 다시 이 도시에 체류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물과 가까운 지역에서 지내고 싶다.
변두리라도 상관없고. 힙한 예술가 지역 따위는 관심 없으니까.
 
이곳에 온 첫날 캐리어가 망가진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는데 (덕분에 한밤의 택시라는 사치를)
기막힌 타이밍에 중고 캐리어가 싼값으로 나온걸 보았다. 어쩌다보니 함부뤀에서 직거래를 다해보겠네.

귀국하면 읽고 싶은 책들이 밀려 있다. 위시리스트를 살피다가 문득 어느 책 제목에 피식했다.
대학 친구 중, 새내기 시절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났을 때 내가 (해맑은 표정으로) 검색중이던 책 제목이
<식인의 역사>였기 때문에 사년 내내 그 첫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후일에 고백한 이가 있었다.
왠지 다음번에 그 친구를 만나게 되면, 이번에는 저 책을 지참하여 한결 참신한 인상을 주어야 할 것 같다.
- <능지처참>.

누가 말해줬는데, 뤼벡은 노르드제가 아니라 오스트제라고 한다.
아이고, 역시 후줌에 갔어야 했어.



메리 블랙의 목소리. 젊은 시절의 풀이파리 같은 청신함도 좋지만, 한숨이 결결이 배어나는 듯한 최근 목소리가 역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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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ufelsberg

etc. 2010. 7. 21. 07:40


와 사랑에 빠졌다.

내가 가진 베를린 안내서에 따르면:
베를린에서 가장 높은 해발 120미터(!)의 인공언덕. 전쟁의 잔해로 만들어졌다.

겸손한 높이를 자랑하다보니 정상에 올라가도 정상같지가 않은데-대체 정확히 어디가 정상이냐 싶은데,
연날리는 사람 일광욕하는 사람 사진찍는 사람 혼자 앉아 그림그리는 훈남 등 다양한 군상들이 있었지만,

진정한 매력은 다크사이드 오브 토이펠스베르크에.

철조망에 난 구멍으로 몸을 집어넣어 이래저래 길을 따라가다보면
분단시절 동독의 라디오 송수신을 교란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골프공 모양의 전파탑(?)과 그에 딸린
여러 건물들의 폐허가 된 잔해가 남아 있다.
한낮에도 손전등이 있어야 제대로 둘러볼 수 있을만큼 캄캄한, 때론 바닥이 반이상 무너진 공간들이
온갖 허접쓰레기와 마구 자란 식물들, 그리고 베를린의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알록달록하게 사방을 도배한
그래피티 사이로 뻗어 있다.  
그야말로 황량하고, 살풍경하고, 버려진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하다.
타헬레스도 여기에 비하면 너무 팬시해 보이는.

이곳을 소개한 글에서는 '구급상자 지참을 권장'이라고 겁주었지만, 난 치마바람으로도 잘 돌아다녔다.
하지만 손전등은 확실히 아쉬웠고.


2002년 말뫼에서의 woven hand 공연 부틀렉을 다운받았다.
5월에 그리도 기대하던 공연을 막상 보고는 어쩐지 아쉬워 이젠 DEE도 전성기는 지난건가 생각이 들었고
(게다가 바로 다음날 프랑크푸르트에서 본, 바야흐로 절정기에 오른 조애너 뉴섬의 공연에 비교돼서 더욱)
그래서 한동안 이들의 음악은 봉인상태였지만 (겨울동안 지나치게 많이 듣긴 했다)
첫곡부터 바로 심장이 내려앉나 싶은 - 내게 익숙한 동요가 닥쳐왔고, 그래서 더욱 심정이 복잡해졌다.
2010년이 아니라 2002년 (적어도 2004년쯤에) 내가 이들 공연을 직접 볼수 있었으면 얼마나 감동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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