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naked and the dead

lyric 2013. 2. 4. 20:50


죄처럼 벌거벗고, 군용 타월로

아랫배를 가린 채 

우리 몇몇은 상기되어 있었지만

무릎은 무너질 듯 떨리고 있었네

'다음, 다음'


난 아직 어린애였고

나 말고도 수백 명이 있었지

앞에는 벌거벗은 몸

내 뒤에도 또 벌거벗은 몸

'다음 사람, 다음 사람'


아직 어린애인 채로

난 순결을 잃어버렸지

군인용 이동식 사창가에서

군대에서 주는 공짜 선물이었어

'다음, 자 다음'


난 말이야, 정말이지 

아주 약간의 부드러움을 바랐던 것 같아

어쩌면 말 한 마디, 미소 한 번

그리고 한 시간 동안의 행복을

하지만 '다음, 자 다음'


아, 그렇게 비극적이진 않았어

하늘이 무너진 것은 아니었지

하지만 바로 그 순간엔

난 그 자리에서 죽을 것만 같았어

'다음, 자 다음'


지금도 나는 항상 떠올리지

사창가의 트럭, 나부끼는 깃발들

남창을 다루듯 우리 엉덩이를 때리던

그 남색가 중위놈을

'다음, 자 다음'


생애 최초의 임질에 시달리며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부을 때

그놈의 역겨운 목소리가

끝도 없이 머리속에 울렸지

'다음, 자 다음'


위스키 쩐내와

시체와 진흙탕 냄새가 나던 

그것은 국가의 목소리 

끈적하게 흐르는 피의 목소리

'다음 사람, 다음 사람'


이후로 내가 침대로 데려간 

그 모든 여자들은 

내 품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내 머리속에 속삭이는 것만 같아

'다음, 자 다음'


헐벗은 자와 죽어간 자들

모두가 서로의 손을 잡고

아무도 이해 못할 악몽에 짓눌려

한밤에 비명을 지르는 나를 지켜보네

'다음 사람, 다음 사람'


외치다 지쳐 목이 메마르고

더이상 소리도 나오지 않을 때면

나는 또다시 끝없는 줄에 서 있어

앞뒤로 늘어선 벌거벗은 몸들 사이에

'다음, 자 다음'


언젠가 나는 두 다리를 잘라내거나

내 몸에 불을 지르고 말겠지

무엇이든, 무엇이든 하겠어

이 줄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다음 사람' 

'다음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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